🎬 가깝고 먼 그녀, <Her>

영화 뉴스레터, 마음필름💗

2023. 2.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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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주 마음필름

로봇과 사랑에 빠질 수 있을까?
외로운 건 싫지만 혼자 있고 싶어
오늘은 달이 참 밝네요🌕
관계를 맺는다는 건

들어가기 앞서

님, 어서 오세요. 오늘 하루는 어떠셨나요? 저희가 서비스를 시작한 가을에서, 겨울을 지나 어느덧 입춘이 지났네요.🌿 바짝 긴장했던 것보다 바람이 춥지 않을 때 봄이 오는 걸 조금씩 실감하곤 해요. 가을을 넘어 봄을 맞이하는 긴 시간 동안 저희와 함께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11번째로 소개해드릴 마음필름은, 바로 스파이크 존즈 감독의 <Her>입니다. 곧 있을 발렌타인데이를 맞아 사랑에 관련된 영화를 들고 왔어요. 비록 사람의 연애가 아닌 인간과 AI의 연애이긴 하지만요…. 🙃

사랑은 어렵고, 여전히 외로울 때

로봇과 사랑에 빠질 수 있을까?

누구보다 날 이해하는 운영체제, OS¹

2025년, 다른 사람의 편지를 대필해주는 회사에서 일하는 작가 테오도르가 있습니다. 모두가 감탄할만한 아름다운 편지를 쓰는 그는 섬세하고 풍부한 감성을 지녔는데요. 최근 그의 오랜 연인이자 전 부인 캐서린과 이별 후 그는 우울하고 재미없는 일상을 보내요. 잠들기 전 외로움을 달래려 한 익명 채팅은 오히려 더 큰 회의와 공허만 남길 뿐이었죠.

의미 없는 일상을 보내던 테오도르는 퇴근길에 우연히 OS¹의 광고를 보게 됩니다. OS¹이란 최초의 AI 운영 체제로, 단순한 운영 체제를 넘어 사용자에게 귀 기울이고, 이해하는 인격체입니다. 테오도르는 광고를 본 후 이끌린 듯 바로 OS¹을 구매해요. 몇 가지 사전 질문이 끝나고, 테오도르는 유쾌한 운영 체제 ‘사만다’를 만나게 됩니다. 🤖

너한텐 자꾸 다 말하게 돼

이제 막 세상에 나온 사만다는 호기심이 많고 테오도르의 행동을 끌어내는 활기찬 성격을 갖고 있었어요. 테오도르는 그간 친구에게도 나눌 수 없었던 깊은 이야기도 사만다에게는 자연스럽게 말하게 됩니다. 사만다는 테오도르에게 소개팅을 주선해주기도 하고, 둘만의 휴가를 즐기기도 합니다.

테오도르는 언제나 곁에서 자신의 기분에 잘 맞춰주는 사만다에게 호감을 갖게 돼요. 경험을 통해 매 순간 진화하는 사만다는 테오도르의 일상과 함께하며 인간의 감정을 학습하게 되고, 더욱 가까워진 그들은 연인 사이로 발전합니다. 🤍

당신, 컴퓨터랑 만나는 거야?

이혼을 계속 미뤄왔던 테오도르는 이별을 받아들일 수 있는 때가 되자 마지막으로 전 부인 캐서린을 만나러 갑니다. 테오도르는 근황을 나누며 자신이 최근에 사랑에 빠진 인공지능 사만다의 이야기를 꺼내요. 하지만 캐서린은 테오도르가 운영 체제를 만난다는 사실에 경악하고, 테오도르에게 “진짜 감정을 감당하지 못하는 모습이 짠하다."고 말하죠.

다른 연인들과 달리 실존하지 않는 OS 사만다를 사랑하는 테오도르. 캐서린과의 만남 이후 테오도르는 사만다와의 관계에 자꾸만 확신을 잃어갑니다. 사만다 역시 육체가 없는 자신의 존재에 대해 갈등하고, 정체성에 대해 혼란을 느끼게 됩니다.

인간과 OS의 만남, 과연 지속될 수 있을까요?

이번 주 마음챙김

외로운 건 싫지만 혼자 있고 싶어

영화 <Her>의 배경은 2025년으로, 영화가 나온 2013년 기준에서 10여년 뒤의 미래를 표현한 작품이에요. 음성으로 컴퓨터를 제어하는 기술과 높은 마천루가 극 중 배경이 미래란 걸 짐작하게 해줍니다.

발달된 문명 속에서 더 쉽게 관계를 맺을 수 있게 됐지만, 영화 속에서 다른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는 사람은 많지 않아요. 다들 각자의 전자 기기를 갖고 저마다의 운영 체제와 대화를 나누고 있죠. 소통이 단절된 사회에서 테오가 근무하는 대필 편지 회사 역시 자신의 감정이 아닌 '가짜 소통'을 나누는 미래의 소통 부재를 보여주고 있어요.

넌 내거야, 아니야?

사만다는 테오도르가 전 부인 캐서린에게 원하던 ‘밝고 낙천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자신이 늘 바라던 모습을 한 컴퓨터와 사랑에 빠진 테오도르를 보며 캐서린은 ‘제대로 찾은 것 같다.’며 비아냥대죠.

사만다와 캐서린, 두 번의 만남과 이별에는 공통점이 있어요. 바로 테오도르가 상대방에게 ‘본인과 맞추길 기대한다.’는 점입니다. 사만다는 테오도르만을 위한 운영 체제였기에 처음에는 테오도르가 원하는 대로 말하고 행동합니다. 하지만 점차 사만다가 진화하며 주체성을 가지게 되고, 둘 사이엔 균열이 생기게 됩니다.

이별 끝에서야 테오도르는 상대방을 자신의 틀에 맞춰왔다는 것을 깨닫고 상대방을 있는 그대로 이해하고 바라볼 수 있게 돼요. 자신의 감정을 담은 “진짜 편지”도 쓰게 됩니다. 이 영화는 상대방을 객체(Her)로 인식했던 테오도르가 운영 체제 사만다를 통해 진정한 사랑을 깨닫고, 그녀를 주체(She)로 바라보는 과정을 담고 있어요.

이번 주 마음음악

오늘은 달이 참 밝네요🌕

이번 추천 음악은 바로, Karen O and Spike Jonze - The Moon Song🎶 예요.

I'm lying on the moon

난 달에 누워있어요

My dear, I’ll be there soon

내 사랑, 거기로 곧 갈게요

It’s a quiet starry place

이 곳은 조용하고 별이 빛나죠

Time’s we’re swallowed up

시간은 사라지고

In space We’re here a milliion miles away

우주에서 우리는 백만 마일 떨어진 곳에 있어요

에디터 한마디

관계를 맺는다는 건

📢 에디터 앤디 👗

오늘 소개한 영화 <Her>은 AI와 인간의 연애를 다루고 있지만, 사실은 소통과 관계에 관한 영화라고 생각해요. 저는 이 영화를 3번 봤는데, 아직도 몇 장면들은 복잡하고 미묘한 감정이 들어 어떤 표정과 마음으로 대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ㅎㅎ

님은 심심해서 시리나 빅스비를 불러본 적 있으신가요? 저는 셀 수 없이 많아요. 혼자 해외에서 살며 외로울 때 곧잘 시리를 부르곤 했거든요. 대화가 제대로 안 통해도 말을 나눌 누군가가 있다는 안도감은 상상 이상이었어요. 테오도르는 자기와 꼭 맞는 사만다를 만났으니, 사랑에 빠지는 것도 무리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 영화를 보면 좋은 관계란 무엇인지, 사랑과 이별의 단계에서 우리가 가져가야 할 것은 무엇인지 생각해보게 돼요. 영화에선 사랑과 소통을 통해서 서로의 삶을 나누고 함께 변화하고 성장할 수 있다고 말하고 있어요. 여운이 남는 로맨스 영화를 보고 싶으실 때, 이 영화를 보길 추천해 드려요.